마케팅이나 경영학 수업을 수강한 적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은 4P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을것입니다. 4P는 Product(제품), Price(판매가격), Place(유통경로), Promotion(판매촉진)으로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판매자가 통제할 수 있는 네 가지 조건을 말합니다. 오늘은 이 중 판매 가격에 집중해 소비자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생산 원가 절감 법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대부분 판매자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소비자의 위치에 있기도 합니다. 물건을 구매할 때 참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했다가 가격표를 보고 생각보다 높게 책정된 판매가에 놀라며 상품을 내려놓은 경험이 모두 한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가격조건은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매출 상승을 위해 판매자가 세울 수 있는 가격 전략은 어떤 것이 있는지, 또 제조 원가에 영향을 주는 것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가격 결정 전략: 올리느냐 내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판매 가격 결정 전략 (Pricing Strategy)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고급화 전략(Upmarket Strategy), 두 번째는 저가 전략(Downmarket Strategy)입니다.

• 차별화를 위한 고가 전략

고급화 전략은 가격 조건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소비자를 타겟으로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미국의 사회, 경제 학자인 베블렌(Thorstein Bunde Veblen)은 그의 저서 유한계급론(The Theory of the Leisure Class)을 통해 가격이 높을수록 수요가 올라간다고 언급했습니다. 높은 가격이 사람들의 과시욕을 자극해 구매로 이끄는 이 현상은 경제 심리학 용어로 베블렌 효과(Veblen Effect)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습니다. 또한, VIP마케팅에 사용되는 고가 전략은 비싼 값을 치렀기 때문에 품질이 좋을 것이라는 연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예시로, 한국인의 국민차로 여겨지는 현대 자동차는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제네시스라는 럭셔리 브랜드를 런칭했습니다.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한 단계 높은 포지셔닝을 시도한 현대 차의 제네시스는 이제 유럽의 프리미엄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판매 대수 대비 높은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 보급화를 위한 저가 전략

하지만 이미 판매 시장 내에 충분히 입지를 다지고 있는 기업이 아니라면 업마켓 전략이 계란으로 바위치기처럼 무모한 선택으로 여겨집니다. 제품의 시장 보급화가 우선이 되어야 하는 대부분의 기업은 저가 전략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시장 내에 여러 경쟁 상품이 있다면 저렴한 가격으로 발을 들여야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의 이목을 끌 수 있습니다.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가진 시장에서 낮은 가격으로 침투하면 새로운 경쟁자의 진입을 제어하기도 하고, 소비자에게는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는 만족감을 불러일으키기는 등의 효과가 있습니다.

국내 주류브랜드 하이트 진로에서 만원에 열두 캔이라는 저렴한 맥주 필라이트를 내세우며 시장 점유율을 공략하고 있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다운마켓 전략은 기업의 입장에서 많은 양을 판매해야 충분한 이윤을 남길 수 있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시장 내에서 영향력을 키운 기업은 점진적으로 상품의 가격을 올리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시장을 점령하기 위한 생산 원가 절감 법>

성공적인 저가 전략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생산 원가 절감 이 필수적입니다. 상품 제작 시에 소요되는 비용을 줄어들게 하는 요인은 제작 수량, 상품의 크기, 소재 선정 등이 있습니다.

• 다다익선, 규모의 경제

일반적으로 생산량이 늘어나면 평균 제작 비용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는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라고 불립니다.

제품 생산을 위해서는 초기 생산 설비를 갖추기 위해 큰 금액(고정비)이 투자되지만 한번 인프라가 갖추어지면 이후에 추가적인 생산에는 원료비 등의 변동비만 지출되기 때문입니다. 즉 평균을 내보면 개당 생산 원가는 제작 수량이 늘어날수록 줄어들게 됩니다.

• 작을수록 줄어드는 생산 비용

저가의 시장 침투 가격 전략은 대량 생산으로 제조 원가를 낮출 수 있는 품목에 적합합니다. 따라서 수작업보다는 공장을 이용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대량 생산 시에 자주 사용되는 공정인 금형(Metal Mold)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금형 공정에서 하나의 틀로 한번에 찍어낼 수 있는 수량을 캐비티라고 합니다. 크기가 작은 제품일수록 캐비티가 늘어나 많은 수량을 동시에 제작할 수 있습니다. 즉, 만들고자 하는 아이템의 크기가 작으면 생산 기간과 재료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 적재적소의 원료 선택

상품 제작 시에 사용되는 소재는 크게 플라스틱 류, 금속 류가 있습니다. 플라스틱과 금속은 가소제와 첨가제에 따라 또 다양한 갈래를 펼칩니다. 육안으로 비슷하게 보이더라도 각 소재마다 가격은 천차만별입니다. 따라서 제작하고자 하는 상품의 특징에 최적화된 소재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플라스틱 용기를 예로 들자면 PP(Polypropylene; 폴리프로필렌)소재는 투명성이 높고 화학 안정성, 내열성이 높아 즉석 밥 등의 식품 용기에 자주 사용됩니다. 하지만 투명한 화장품 공병을 만들고 싶다면 PP소재 보다는 같은 투명함이라는 특징이 있지만 가격이 더 저렴한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폴리에틸렌 테레프타레이트)소재를 이용하는 것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만일 제조업체를 따로 선정할 경우에는 관리비, 물류비 등도 고려해야 합니다. 직접 제조 설비를 마련하는 대신 제조 전문 업체를 이용하는 경우는 규모의 경제에서 설명한 고정비를 줄이기 위함입니다. 저렴한 물가가 관리비(인건비) 절감의 바탕이 되기 때문에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의 국가에서 생산하는 것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상품을 제작해 국내로 들여오면 수입으로 판단되어 통관비나 항공, 해상 운송비가 별도로 요구된다는 점도 원가 책정 시에 참고해야 합니다.

<맺는 말>

대부분의 기업에서 시도하는 시장 침투형 저가 전략의 기를 거머쥐기 위한 생산 원가 절감 요소를 수량, 소재, 크기로 나누어 이야기 했습니다. 작은 크기의 제품을, 다량으로 제작하고, 소재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습득하면 가장 이상적인 제작품을 만들 수 있지만 상품의 특성에 따라 절충이 필요합니다. 브랜드의 포지션과 잠재 고객의 성향을 잘 파악해 고가 전략과 저가 전략 중 적합한 것을 선택해 성공적인 사업을 이끌어가시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